롯데케미칼, 긴 터널의 끝이 보일까?

By 라일락퍼플

2024년 4분기 실적 리뷰: 여전히 안개 속

롯데케미칼(011170)의 2024년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어려운 한 해를 마무리했다. 영업이익은 -2,348억 원으로, 예상됐던 -1,875억 원보다 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기초소재 부문은 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으로 적자폭이 줄었지만, 타이탄과 첨단소재 부문의 부진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타이탄은 수요 부진이 심화되면서 적자폭이 확대됐으며, 첨단소재 부문 역시 연말 비수기와 고객사 재고조정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반면, LC USA 사업은 에탄크래커(ECC) 정기보수가 종료되면서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보이며 흑자전환했다.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은 염소계열 제품의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18% 증가했으나, 롯데에너지머티는 일회성 비용(재고손실 등) 반영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2025년 전망: 회복의 신호는 언제?

2025년에도 실적 개선이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에틸렌 수급이 예상보다 높은 공급 부담을 보이며,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요소들도 있다.

  1. 유가 및 운임 하향 안정화

    • 최근 유가와 운임비가 점진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원가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2. 환율 강세

    • 원화 약세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일부 개선될 여지가 있다.
  3. 중국 부양책 기대감

    •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되면 화학 제품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상반기까지는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글로벌 화학 업황이 여전히 침체된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관점: 현재 주가는 바닥일까?

목표주가는 기존 120,000원에서 80,00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실적 추정치 하향 및 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른 조치로, 단기간 내 펀더멘탈 개선이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54,500원(2월 7일 기준)으로, 목표주가 대비 46.8%의 상승 여력이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배로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있어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현재 주가는 ‘최악의 상황’을 반영한 수준으로 평가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평가 구간일 가능성이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 자산 효율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롯데케미칼은 단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산 효율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강화와 친환경 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배터리 소재, 수소에너지 등 신사업 투자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사업들이 수익성을 확보할 경우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은 인내가 필요한 시점

롯데케미칼은 현재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에 근접한 만큼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단기적인 실적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에, 수급 상황과 글로벌 화학 업황의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2025년에도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 안정과 중국 경기 부양책 등의 긍정적 요소를 고려할 때,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개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신중한 투자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