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최악의 상황을 넘겼지만 회복은 아직?

By 라일락퍼플

4분기 실적: 여전히 부진한 흐름

에코프로비엠(247540)의 2024년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은 4,6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9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지속 상태를 유지했다. 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주요 고객사의 배터리 매출이 부진한 영향이 크다. 예를 들어, 삼성SDI의 배터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9% 감소했으며, SK온 역시 41%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출하량도 전분기 대비 5% 감소했고, 평균 판매 단가도 6% 하락했다.

다만, 수익성 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다. 수산화리튬 가격의 하락폭이 축소되며 재고평가손실 부담이 크게 완화되었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재고평가손실 환입 효과가 발생하면서 영업적자가 축소되었다. 이를 반영하여 영업이익률(OPM)은 -2.1%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5.8%p 개선되었다. 하지만 재고평가 관련 손익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4.8%로, 실질적인 수익성 회복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1분기 전망: 흑자 전환 가능할까?

2025년 1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매출은 5,6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하지만, 전분기 대비 22%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SK온의 북미 및 유럽 신차 출시 효과와 기존 F-150 모델의 재고 소진으로 인해 양극재 출하량이 25%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판매 단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하락폭은 3%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환율 상승 효과로 인해 재고 가치 평가가 개선되면서 재고평가손실 환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할 때,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영업이익 13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전망: 하방 압력은 제한적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최근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다. 8개 분기 만에 매출이 전분기 대비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리튬 가격도 6개월째 횡보하고 있어 추가적인 악재가 제한적이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이 역사적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실적 정상화가 예상되는 2026년의 지배순이익 1,477억 원을 기준으로 24개월 선행 P/E 평균 상단인 94배를 적용하면 목표 시가총액은 약 12조 원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목표주가는 12만 원으로, 현재 주가(2월 11일 종가 12만 700원)와 비교할 때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다.

재고 자산 금액이 전분기 대비 9% 감소했지만, 여전히 재고 자산 회전율이 낮고(3분기 1.47 → 4분기 0.72), 재고 일수도 130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향후 물량 감소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

에코프로비엠은 최악의 실적 구간을 지나가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 신호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1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이는 일시적인 요인(환율 효과, 재고평가손실 환입 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전방 수요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과거처럼 2030년 예상 생산능력을 밸류에이션에 반영하기는 어려워졌으며, 현재 주가 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가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지만, 매수에 대한 실익 역시 크지 않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