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정유 실적 개선 속 배터리 부진 지속

By 라일락퍼플

SK이노베이션(096770)이 2024년 4분기(4Q24)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유 부문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주요 실적 요인과 향후 전망을 분석해 본다.

4분기 실적, 정유 부문이 견인

4Q24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1,599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1,093억 원)를 46% 상회했다. 이는 정유 부문의 실적 개선 덕분이다. 정유 사업은 3,42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큰 폭의 증익을 나타냈다. 유가 상승으로 약 900억 원의 재고 관련 이익이 발생했으며, 정제마진 개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84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여전히 부진했다. 휘발유 블렌딩 수요 감소로 PX(파라자일렌) 및 BZ(벤젠) 마진이 하락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윤활유 부문 역시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과 판매량이 감소해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20% 줄었다.

배터리 사업, 적자 지속

SK온을 비롯한 배터리 부문의 부진이 SK이노베이션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4Q24 SK온의 영업손실은 -3,594억 원으로, OPM(영업이익률) -22.5%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의 높은 기저효과와 일회성 비용 반영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배터리 사업의 개선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 SKBA 공장의 생산 라인 조정을 단행했다. 현대차, 폭스바겐, 포드 등 주요 고객사로의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어, 2024년 하반기부터는 적자 폭이 점진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2025년 1분기 실적 전망

2025년 1분기(1Q25)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3,441억 원으로 QoQ(전 분기 대비) 1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와 E&S(에너지 및 서비스) 부문의 추가 개선, 그리고 배터리 사업의 적자폭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 정유 부문: 3,967억 원의 영업이익 예상(QoQ +16%).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다.
  • 배터리 부문: 영업손실 -3,003억 원(OPM -17%)로 여전히 적자이나, SKBA 공장의 가동률 상승 효과로 손실 폭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E&S 부문: SMP(계통한계가격) 상승과 성수기 효과로 영업이익 1,667억 원(QoQ +35%)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판단: 정유 사업 호조 vs 배터리 회복 여부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사업의 회복과 E&S 부문의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2025년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제한적인 정유 설비 증설과 중국의 러시아·이란 원유 조달 차질 등의 요인이 정제마진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 및 캐나다 원유 조달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은 배터리 사업의 적자폭 축소 여부에 달려 있다. SK온의 손익 개선이 예상보다 더딜 경우,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는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배터리 부문의 개선 속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신중한 투자 접근 필요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문의 호조 속에서도 배터리 사업의 부진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25년에도 정유 부문의 견조한 실적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나,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이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현재 투자의견은 Neutral(중립)이며, 목표주가는 130,000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배터리 사업의 구조적 개선이 가시화될 때까지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은 정유 업황과 함께 SK온의 적자 축소 여부를 주목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